텍사스 오스틴(Austin)에 처음 왔을 때 조금 의외였던 것 중 하나가 쇼핑이었다.
미국의 대도시라고 하면 다운타운 한가운데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이 몰려 있을 것 같지만, 오스틴은 조금 다르다. 도시가 넓게 퍼져 있고 쇼핑 지역도 북쪽, 다운타운, 남쪽으로 분산되어 있다.
그래서 목적 없이 “일단 다운타운에 가면 뭔가 있겠지” 하고 나가면 생각보다 쇼핑할 곳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반대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움직이면 상당히 재미있는 도시가 오스틴이다.
명품과 유명 브랜드를 찾는다면 The Domain, 오스틴다운 로컬숍과 기념품을 찾는다면 South Congress, 에어컨이 나오는 전통적인 미국 쇼핑몰을 원한다면 Barton Creek Square,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Round Rock이나 San Marcos의 아울렛으로 가는 식이다.
오스틴에서 생활하면서 쇼핑할 일이 있다면 알아두면 좋은 대표적인 지역들을 목적별로 정리해본다.
1. The Domain – 오스틴에서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쇼핑 지역
오스틴에서 “가장 제대로 된 쇼핑 지역이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The Domain이다.
North Austin에 위치한 대규모 야외형 쇼핑 지역으로 쇼핑몰이라기보다는 상점, 레스토랑, 호텔, 아파트, 오피스가 한 지역에 모여 있는 복합 상업지구에 가깝다.
Louis Vuitton이나 Tiffany & Co. 같은 럭셔리 브랜드부터 Neiman Marcus, Macy’s 같은 백화점, Anthropologie, Madewell 등 다양한 브랜드가 모여 있어 선택의 폭이 상당히 넓다.
무엇보다 미국 교외 지역의 전형적인 실내 쇼핑몰과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다.
차를 세워 놓고 거리를 걸으면서 쇼핑하고, 중간에 카페에 들어가고, 저녁에는 식사를 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물건 하나를 사러 가는 목적보다는 반나절 정도 시간을 잡고 쇼핑과 식사를 함께 하기 좋다.
The Domain이 좋은 경우
- 다양한 유명 브랜드를 한꺼번에 보고 싶을 때
- 명품 쇼핑을 하고 싶을 때
- 옷이나 신발을 직접 비교하면서 사고 싶을 때
- 쇼핑 후 식사까지 한 곳에서 해결하고 싶을 때
- 가족이나 친구와 반나절 정도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특히 North Austin, Cedar Park, Round Rock 쪽에 거주한다면 접근성도 좋다.
다만 대부분 야외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한여름 오후에는 꽤 덥다. 오스틴의 7~9월 낮 기온을 생각하면 여름에는 오전이나 해가 조금 기울어진 시간에 방문하는 편이 낫다.
2. Domain NORTHSIDE – The Domain과 같이 보면 좋은 곳
The Domain에 처음 가면 조금 헷갈릴 수 있는 것이 Domain NORTHSIDE다.
실제로 방문해 보면 The Domain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냥 하나의 거대한 쇼핑 지역처럼 느껴진다.
NORTHSIDE는 조금 더 현대적이고 트렌디한 분위기가 강하다. 쇼핑뿐 아니라 레스토랑과 엔터테인먼트가 섞여 있고 Rock Rose 쪽으로 가면 저녁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낮에는 쇼핑을 하고 저녁에는 식사나 술을 마시는 식으로 하루 코스를 만들기 좋다.
The Domain과 Domain NORTHSIDE를 굳이 따로 방문할 필요는 없고, 처음 방문한다면 둘을 하나의 지역이라고 생각하고 둘러보는 것이 편하다.
3. South Congress (SoCo) – 가장 ‘오스틴다운’ 쇼핑

오스틴 여행 사진에서 자주 보이는 거리가 있다.
다운타운을 배경으로 길게 뻗은 South Congress Avenue, 흔히 SoCo라고 부르는 지역이다.
The Domain이 세련되고 현대적인 오스틴이라면 South Congress는 관광객들이 상상하는 전형적인 오스틴에 조금 더 가깝다.
로컬 부티크, 빈티지숍, 카우보이 부츠, 액세서리, 기념품, 카페와 레스토랑이 한 거리에 섞여 있다.
Visit Austin 역시 South Congress를 빈티지 매장과 로컬 부티크, 고급 브랜드가 함께 있는 대표적인 쇼핑 지역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텍사스에 왔으니 카우보이 부츠 하나 구경해보고 싶다면 유명한 Allens Boots를 방문해볼 만하다. Tecovas 플래그십 스토어도 South Congress에 있다.
Kendra Scott, Paper Work 같은 매장을 둘러보거나 Austin 또는 Texas를 테마로 한 선물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SoCo의 장점은 쇼핑만 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
South Congress가 좋은 이유는 굳이 무언가를 사지 않아도 재미있다는 점이다.
쇼핑하다가 커피를 마시고, 유명한 벽화에서 사진을 찍고, 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
즉,
Shopping + Coffee + Restaurant + Austin 분위기
를 한 번에 경험하기 좋은 곳이다.
오스틴에 처음 놀러 온 가족이나 친구에게 한 곳만 보여줘야 한다면 개인적으로 The Domain보다 South Congress를 먼저 데려갈 것 같다.
4. Music Lane – SoCo 안의 조금 더 고급스러운 쇼핑
South Congress를 걷다 보면 분위기가 갑자기 조금 더 현대적으로 바뀌는 구간이 있는데 그곳이 Music Lane이다.
South Congress 특유의 오래된 로컬 상점들과 달리 세련된 건축물과 비교적 고급 브랜드가 모여 있다.
Visit Austin의 쇼핑 가이드에서도 South Congress 북쪽 Music Lane에는 Nike, Hermès, Reformation 등 여러 유명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소개한다.
SoCo에 갔다면 별도로 Music Lane을 목적지로 잡기보다는 South Congress를 걷는 과정에서 함께 둘러보면 된다.
5. Barton Creek Square – 더울 때는 역시 실내 쇼핑몰
오스틴에 살다 보면 여름에는 결국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에어컨 나오는 쇼핑몰 가자.”
그럴 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곳이 Barton Creek Square다.
Southwest Austin에 위치한 전통적인 미국식 실내 쇼핑몰이다.
The Domain처럼 야외 거리를 돌아다니는 형태가 아니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대형 Mall이다.
Visit Austin에 따르면 170개가 넘는 매장이 있고 Nordstrom, Dillard’s 같은 백화점부터 여러 의류 브랜드와 영화관까지 함께 있다.
Barton Creek Square가 특히 좋은 경우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상당히 편하다.
날씨와 관계없이 움직일 수 있고 화장실, 식당, 쇼핑, 영화 등을 한 건물 안에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스틴은 여름철 야외 쇼핑이 부담스러운 날이 많기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거나 너무 더운 날에는 The Domain보다 Barton Creek Square가 훨씬 편할 수 있다.
6. 2nd Street District – 다운타운에서 쇼핑하고 싶다면
오스틴 다운타운에서 쇼핑할 곳을 찾는다면 2nd Street District가 있다.
대형 쇼핑몰은 아니고 West 2nd Street를 중심으로 부티크, 액세서리, 선물, 레스토랑 등이 모여 있는 도심형 쇼핑 지역이다.
South Congress보다 조금 더 정돈되고 도시적인 분위기다.
Visit Austin에서는 이곳을 고급 부티크와 신진 로컬 디자이너들을 만날 수 있는 지역으로 소개한다.
다만 순수하게 “쇼핑을 많이 해야 한다”는 목적이라면 The Domain이나 Barton Creek Square가 선택지가 훨씬 많다.
2nd Street District는 다운타운 관광이나 식사 일정에 쇼핑을 추가하는 방식이 더 잘 어울린다.
예를 들어,
Lady Bird Lake → Downtown → 2nd Street 쇼핑 → 저녁식사
정도의 코스로 잡으면 좋다.
7. The Arboretum – 복잡한 곳이 싫다면
North Austin에는 The Domain 외에도 The Arboretum이라는 오래된 쇼핑 지역이 있다.
Research Boulevard와 360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야외형 쇼핑센터다.
The Domain보다 규모가 작고 화려하지 않지만 그만큼 상대적으로 차분하다.
옷, 생활용품, 선물 등을 구경하고 식사를 하는 정도의 일상적인 쇼핑에는 오히려 편할 수 있다.
The Domain의 주말 인파나 복잡한 주차가 싫다면 대안으로 생각할 만하다.
8. Round Rock Premium Outlets – 브랜드 제품을 저렴하게 사고 싶다면

쇼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가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스틴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Round Rock Premium Outlets가 있다.
I-35를 타고 올라가면 접근하기 어렵지 않아 North Austin 거주자들에게는 상당히 편리하다.
일반 매장이 아니라 Outlet이기 때문에 이전 시즌 상품이나 아울렛용 상품 등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Nike Factory Store, adidas Outlet 같은 스포츠 브랜드부터 다양한 의류와 액세서리 브랜드가 모여 있다.
다만 아울렛이라고 해서 모든 제품이 무조건 인터넷 최저가보다 저렴한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아울렛 쇼핑을 할 때는 정가 대비 할인율만 볼 것이 아니라 브랜드 공식 홈페이지나 온라인 가격을 휴대폰으로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Round Rock 역시 야외형이다.
여름 오후에 가면 매장에서 다른 매장으로 이동하는 몇 분도 상당히 덥다.
가능하면 오전 방문을 추천한다.
9. San Marcos Outlets – 제대로 아울렛 쇼핑을 하고 싶다면

오스틴에서 조금 더 멀리 갈 수 있다면 San Marcos가 있다.
San Marcos에는 San Marcos Premium Outlets와 Tanger Outlets가 거의 붙어 있어 사실상 하나의 거대한 아울렛 쇼핑 지역처럼 이용할 수 있다.
규모 때문에 잠깐 들렀다가 나오는 곳이라기보다는 하루를 잡고 가는 편이 낫다.
특히 여러 브랜드에서 옷, 신발, 가방 등을 한꺼번에 구입할 계획이라면 Round Rock보다 San Marcos까지 내려가는 것이 나을 수 있다.
Austin과 San Antonio 사이에 있기 때문에 San Antonio 여행과 묶는 것도 괜찮다.
다만 “싼 물건 몇 개 사러” 일부러 왕복하기에는 시간과 기름값까지 생각해야 한다.
구매할 것이 많을수록 San Marcos의 장점이 커진다고 보면 된다.
10. Southpark Meadows – 관광보다 실생활 쇼핑
South Austin에 거주한다면 Southpark Meadows도 알아두면 편하다.
이곳은 South Congress처럼 관광객에게 추천하는 쇼핑 명소라기보다 실제 생활하면서 필요한 쇼핑을 한 번에 해결하기 좋은 대형 상업지역에 가깝다.
여러 대형 체인과 레스토랑, 서비스 매장이 모여 있기 때문에 필요한 물건을 사면서 다른 볼일까지 한꺼번에 처리하기 좋다.
오스틴 남쪽이나 Buda, Kyle 방향에 살고 있다면 The Domain까지 올라갈 필요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11. North Loop – 빈티지 쇼핑을 좋아한다면
오스틴에서 빈티지 쇼핑을 좋아한다면 North Loop도 재미있다.
대형 쇼핑몰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성격이다.
작은 빈티지숍과 중고 매장, 서점, 바 등이 섞여 있고 오스틴의 조금 독특하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남아 있는 지역이다.
Visit Austin 역시 North Loop를 빈티지 매장과 중고서점 등을 찾을 수 있는 독특한 쇼핑 지역으로 소개하고 있다.
새 제품을 효율적으로 구매하려는 목적보다는 “뭔가 특이한 것이 없나?” 하면서 천천히 둘러보는 사람에게 맞는다.
12. East Austin – 로컬 브랜드와 작은 상점을 찾는 재미
East Austin 역시 대형 쇼핑몰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독립 서점, 빈티지숍, 홈굿즈, 액세서리, 작은 로컬 상점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관광객보다는 오스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 새로운 지역을 구경하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South Congress가 이미 상당히 관광지화된 느낌이라면 East Austin은 지역에 따라 조금 더 로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목적별로 하나만 고른다면?
오스틴은 쇼핑 목적에 따라 가야 할 장소가 상당히 명확하다.
종합 쇼핑
→ The Domain + Domain NORTHSIDE
명품·고급 브랜드
→ The Domain
오스틴다운 쇼핑과 관광
→ South Congress
카우보이 부츠·텍사스 기념품
→ South Congress
한여름 실내 쇼핑
→ Barton Creek Square
다운타운 관광 중 쇼핑
→ 2nd Street District
빈티지·독특한 물건
→ North Loop / East Austin
가볍게 아울렛 쇼핑
→ Round Rock Premium Outlets
하루 종일 제대로 아울렛 쇼핑
→ San Marcos Outlets
South Austin에서 생활형 쇼핑
→ Southpark Meadows
오스틴 쇼핑에서 알아두면 좋은 팁
1. 표시 가격이 최종 가격이 아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처음 오면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 중 하나다.
매장에 $100이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계산할 때 정확히 $100을 내는 것이 아니다.
텍사스에서는 판매세가 별도로 붙기 때문에 실제 결제 금액은 더 높아진다.
그래서 예산을 정확하게 맞춰야 하는 쇼핑이라면 표시 가격보다 조금 여유 있게 생각해야 한다.
2. 여름에는 실내와 야외 쇼핑몰의 차이가 크다
The Domain, South Congress, Round Rock Premium Outlets, San Marcos Outlets 등은 기본적으로 야외 이동이 많다.
봄이나 가을에는 이것이 장점이지만 한여름에는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어린아이와 함께 간다면 Barton Creek Square 같은 실내 쇼핑몰이 훨씬 편할 수 있다.
3. 주말 오후에는 주차까지 생각해야 한다
The Domain이나 South Congress처럼 인기 있는 지역은 토요일 오후부터 저녁까지 사람이 많이 몰린다.
쇼핑뿐 아니라 식사하러 오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사람 많은 것이 싫다면 토요일 오후보다는 평일이나 주말 오전이 편하다.
4. 아울렛은 가격 비교가 필수다
“Outlet = 무조건 가장 저렴하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브랜드별 할인 행사와 온라인 세일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비싼 제품을 구입한다면 휴대폰으로 가격을 한 번 검색해보고 결제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특히 신발이나 의류는 추가 할인 행사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꽤 커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누는 오스틴 쇼핑 등급
처음 오스틴에 온 사람에게 추천한다는 기준으로 나눈다면 다음과 같다.
S Tier – 일부러 찾아갈 만한 곳
The Domain / Domain NORTHSIDE
오스틴에서 가장 다양한 브랜드를 볼 수 있고 식사와 쇼핑을 함께 해결하기 좋다.
South Congress
쇼핑 자체보다 ‘오스틴을 경험한다’는 의미까지 포함하면 반드시 한 번은 가볼 만하다.
A Tier – 목적이 있다면 추천
Barton Creek Square
실내 쇼핑이 필요하거나 아이와 함께라면 매우 편하다.
Round Rock Premium Outlets
할인 쇼핑 목적이라면 North Austin에서 접근성이 좋다.
San Marcos Outlets
구매할 것이 많다면 멀리 갈 가치가 있다.
B Tier – 일정과 지역에 따라
2nd Street District
다운타운에 있을 때 함께 둘러보기 좋다.
The Arboretum
North Austin에서 비교적 조용하게 쇼핑하기 좋다.
Southpark Meadows
South Austin 주민에게 실용적이다.
North Loop / East Austin
빈티지와 로컬숍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S Tier가 될 수도 있다.
오스틴 쇼핑의 재미는 ‘몰’보다 ‘지역’에 있다
오스틴의 쇼핑 문화는 서울이나 뉴욕처럼 특정 상권 하나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지 않다.
대신 지역마다 성격이 확실하다.
The Domain에서는 현대적이고 부유한 신도시 같은 오스틴을 볼 수 있고, South Congress에서는 관광객들이 기대하는 자유분방한 Austin을 만날 수 있다.
North Loop이나 East Austin으로 가면 독립적인 로컬 문화가 보이고, Round Rock과 San Marcos로 이동하면 전형적인 미국의 대규모 아울렛 쇼핑을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오스틴에서 쇼핑 장소를 고를 때는 단순히 “어디가 제일 큰가?”보다 오늘 무엇을 사고 싶은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좋다.
처음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The Domain과 South Congress부터 시작해보자.
두 곳만 가봐도 오스틴 쇼핑의 서로 다른 두 얼굴을 상당히 잘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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